벨이 일곱 번째 울렸을 때서야 모
벨이 일곱 번째 울렸을 때서야 모니터에서 시선을 뗀 조윤경이 손을 뻗어 전화기를 들더니 힐끗 윤우일을 보았다 날카로운 시선이었다 그동안 윤우일은 꼼짝도 하지 않고 조윤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민원전화였는지 금방 상냥해진 조윤경이 무언가를 받아 적기 시작했다이윽고 조윤경이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정색한 표정으로 윤우일을 보았다[좀 도와 주셔야죠 안 그래요][이것 봐라 여기서도 기선을 잡으려고 드는군]윤우일이 입술 끝을 비틀고 웃었다[손만 뻗으면 전화를 받을 수 있는데 날더러 받으라고 날 갖고 놀겠다는 거야 뭐야][뭐라구요]얼굴이 하얗게 굳어진 조윤경이 눈을 치켜 떴다[이게 어따 대고 반말이야 뵈는 게 없어]조윤경이 날카롭게 소리쳤다[내 눈에는 똥같이 교활한 기집애 하나만 보이는데 왜]윤우일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어슬렁거리며며 조윤경에게 다가가 섰다[내가 여기 온 지 닷새가 되었지만 네가 나한테 제대로 아는 체 한 번 이라도 했니 네가 날 똥으로 보는데 나는 널 똥으로 보지 않을까]그리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조윤경을 보았다[네가 남자라면 벌써 한 방에 날아갔어 아침에 소병호가 나한테 뻗은 것처럼 그놈 대기실에서 한방 맞더니 아침에 먹은 콩나물 건더기까지 게워 내더구만]조윤경이 놀란 듯 눈만 껌벅였다 윤우일은 뱉듯이 말했다[적성에 맞지 않아서 며칠 더 버텨야 할지 고민이다 그러니 괜히 건드렸다가 똥칠하지 말고 입 딱 닫고 자빠져 있어 알았어][자네 미스 조하고 무슨 일 있나]그로부터 닷새가 지난 오전 10시경에 같이 시내로 나가는 차 안에서 이민성이 물었다 이민성은 김은배가 이사장으로 있는 21세기 경제학회에 가는 중이었다 이민성의 시선을 받은 윤우일이 정색하고 머리를 저었다[아무 일 없는데요 왜 그러십니까][사무실에서 눈치를 보면 모를 것 같나 자네만 나타나면 미스 조 분위기가 싹 바뀌지 않나 이 말이야]신호에 걸려 차를 세운 이민성이 핸들을 쥐고는 쓴웃음을 지었다[싸웠나][그런 거 없습니다][소 비서하고는 어때][뭐가 말입니까][둘이 말하는 것도 못 보았어 사이는 괜찮나][서로 바빠서요]대답이 싱거웠는지 입맛을 다신 이민성이 다시 차를 발진시켰다 그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