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말라서 어깨뼈가 솟아나 있었다 그러나 그 찌부러진

1월 09, 2023

다 말라서 어깨뼈가 솟아나 있었다 그러나 그 찌부러진 눈과 조금 벌어져 있는 입술이 애처로웠을 뿐 전혀 가슴에 와닿는 느낌이 없었다네가 성호냐먼저 입을 연 것은 문학수 노인이다 떨리는 목소리로 물은 문학수가 문성호의 앞으로 다가가 섰다네 어머니 이름이 김순실이고 맞느냐예 그렇습니다문성호가 주춤대며 대답했다 그들은 이제 한걸음 간격을 두고 마주본 채 서 있었는데 문학수 노인은 손만 대면 넘어질 것 같은 분위기인 데 반해 문성호는 도망칠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때 박용구가 헛기침을 하더니 나섰다저 사진 가지고 오셨지요 그것을 보여 드리는 것이아아 참흥분으로 떨고 있던 문 노인이 그때서야 정신을 차린 듯 주머니에서 낡은 사진 한장을 꺼냈다여기문성호는 문 노인이 내민 사진을 받아 건성으로 보았다 사진은 50여년 전에 현상된 흑백 필름이었지만 제법 선명했다이것이 나다문 노인이 손 끝으로 왼쪽에 서 있는 20대의 청년을 짚었는데 손톱이 염소 발톱처럼 굵었다 문성호가 사진을 유심히 보았다 20대 사내 옆에 서 있는 여자는 젊은날의 어머니 모습이 분명했던 것이다 눈이 컸고 볼이 홀쭉한 형태도 지금의 모습과 똑같았다 그리고 문성호의 시선이 두 남녀 사이의 의자에 앉혀진 갓 돌이 지난 사내아이에게 머물렀다이것이 내 처인 김순실이다문 노인의 손 끝이 여자를 짚더니 곧 아이에게로 옮겨졌다내 아들이다 이룰 성자에다 물 호자로 이름을 지었다제가 성호입니다마침내 문성호가 그렇게 말했지만 손을 내밀어 문 노인을 잡지도 눈물을 글썽이지도 않았다우선 앉으시지요아 그러시지요초조한 표정으로 옆에서 관찰하고 있던 박용구가 거들었으므로 그들은 방바닥을 마주보고 앉았다 문 노인이 한달 동안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처럼 갇혀 있는 민가의 구석방이다 이윽고 문성호가 시선을 들어 문 노인을 보았다몇 가지만 더 확인하겠습니다 어머니의 신체에 특징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습니까어 신체의 특징난데없는 물음이었는지 문 노인이 늘어진 눈시울을 올려 문성호를 보았다예 신체의 특징을 말입니다확인하듯 문성호가 말했을 때 문노인이 한동안 방바닥에 내려놓은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 방안에는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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