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됩니까최진규가 커피잔을 내려놓고 상체를 반듯이 세웠다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됩니까최진규가 커피잔을 내려놓고 상체를 반듯이 세웠다 그에게는 김영남과의 이런이야기가 부담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한동안 최진규를 바라보던 김영남은 버릇처럼머리를 끄덕였다자 이만 회사로 돌아가겠습니다자리에서 일어서며 최진규가 말했다그래야겠군 그럼 다음에 만나기로 하고김영남이 따라 일어섰다 문 앞까지 최진규를 배웅하고 돌아온 김영남은 탁자 위에놓인 계약서를 집어 책상 위에 던져 놓았다 계약서는 필요하면 은행에 가서 복사해올 수도 있었다그는 한동안 자리에 앉지 않고 방안을 서성거렸다 최진규 앞에서는 애써 여유 있는태도를 보였으나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졌다어느 날 아침 김영남이 출근하자마자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박재호가들어섰다박 이사 자네 오랜만에 얼굴을 보게 되는구만그를 향해 웃어 보이며 김영남은 소파에 앉았다좀 바빴습니다그런 것 같더라구앞자리에 앉은 박재호는 한동안 눈을 깜박이며 입을 열지 않았다 강인혜가소리없이 들어오더니 그들 앞에 커피잔을 내려놓고 방을 나갔다 그녀가 조심하고있는 것이 느껴졌다날씨가 이젠 여름이야 예전에는 5월 하순이면 그래도 견딜만했는데커피잔을 들며 김영남이 입을 열었다저 오늘 자로 회사 그만두겠습니다똑바로 앉은 박재호가 그를 바라보면서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내려놓았다이제 더 이상 미련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세영은 저하고 맞지 않는 것같아서요그럼 회사를 차리려구김영남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니 그것도 당분간 쉬겠습니다그래다시 커피를 한모금 삼킨 김영남이 머리를 끄덕였다정말 유감이야 우리는 언제까지라도 함께 있을 줄 알았는데박재호는 탁자 위를 바라본 채 대답하지 않았다어쨌든 회사는 떠나더라도 자주 놀러와 술이나 한잔 하자구 옛날처럼네자네하고 나하고는 말을 하지 않아도 어느 땐 느낌으로 통하곤 했지 구질구질한이야기는 하지 말자구알았습니다박재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김영남은 따라 일어서며 머리를 끄덕였다잘 가 언제 한번 만나세다시는 보지 않게 될 겁니다마침내 박재호가 흔들렸다 그의 뺨이 붉어졌다가 이내 하얗게 변해갔다평생 이런 수모는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잊지 않을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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